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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기와 나

2월 출산 후기 40주+2 자연분만 무통천국 (초산, 무통O, 관장O, 회음부절개O, 제모O, 열상주사X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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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0주+1일 예정일 다음날 2022년 2월 3일 목요일 오전에 진료를 봤어요.

약한 가진통만 가끔 있었는데 그전날부터 생리통 같은 통증이 계속 느껴졌어요.

태동검사를 하니 수축이 있기는 한데 약하다고 하더라고요.

내진했을 때 2cm 열려있었고 아직 수축이 약해서 집에 보내지만 저녁이라도 배가 아프면 병원에 와야 한다고 했어요. 아기가 주말에도 안 나오면 월요일에 유도하기로 했어요.

집에 와서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오후 4시였는데 이전과는 다른 센 통증이 느껴졌어요! 진진통이 이거다 싶더라고요!




그 이후로는 앱으로 기록했는데 주기가 오락가락하더라고요. 그러다가 주기가 어느 정도 일정하게 잡히고 10분대 6~7분대 점점 줄어들었어요.

진통은 처음엔 유튜브에서 본 호흡법으로 서너 번 숨 쉬면 지나가서 참을만했어요.
그런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호흡을 해도 버티기 힘든 진통이 한두 번 오더니 점차 강도가 세지고 횟수가 늘어나서 나중엔 거의 모든 호흡이 정말 죽을 맛이었어요.



잠을 자려고 해도 진통 때문에 잘 수가 없고 누우면 쏠리는 느낌이 나면서 진통이 너무 심해서 누울 수도 없었어요.




5분 간격으로 10번이 와서 병원에 갈 준비 하니 다시 6~7분대로 늘어져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됐어요. 🥺
그런데 남편이 찾아보더니 어떤 후기에서 확실히 5분대 확인하고 갔더니 이미 5cm가 열려서 무통을 못했다고 해서 무통을 맞으려면 이제 출발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병원으로 출발했어요. 추워서 그런지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. 이때가 새벽 3시 반이 좀 넘은 시간이었어요. 생각해보니 꼬박 12시간을 진통한 셈이었네요.😭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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병원 분만실에 도착하고 내진을 하니 4cm가 열려있다고 했어요. 뭔가 엄살 부려서 온 건 아닌 것 같아 다행이었어요😅 진통이 아파서 내진은 아프지도 않았어요. 4cm라 바로 무통주사 맞을 건지 물어봐서 맞기로 하고 새벽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한참 지나서 주사를 놔줬어요. 그 와중에도 진통은 계속 오는데 새우등 자세하기 힘들었고 바늘 꽂는 건 괜찮았는데 약물 들어갈 때가 아파서 아아 아야 소리가 절로 났어요. 조치는 한 10분? 정도였던 것 같아요.

무통 맞고 나서 처음 몇 번은 맞기 전과 비슷하게 진통이 왔고 점차 아픈 느낌이 줄었어요. 진통 세기가 80~90 이렇게 찍혀도 호흡으로 다 견뎌질 만한 통증으로 진진통 초기 느낌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.

한 시간이 지나 다시 내진하는데 5cm 열렸다고 했고 이후 내진도 무통 때문인지 하나도 아프지 않았어요. 그리고 한참 지나고 나서 이제 힘주기 연습해보라고 했는데 진통 느낌도 안 나고 수치도 너무 낮고 잘 올라가지도 않아서 센서 붙인 곳이 문제가 있는 줄 알 정도였어요.

간호사가 들어오더니 무통이 너무 잘 들어서 그렇다고 촉진제를 놓는다 했어요. 아기가 힘들어할 수 있고 이래도 진통이 제대로 안 오면 응급 수술할 수 있다고 했어요. 가슴이 덜컹하더라고요. 이제까지 진통해 온 것도 허무할 것 같고.. 속으로 수술만은 안된다고 얼마나 기도했는지 몰라요.

처음 촉진제 맞고도 충분치 않아서 한번 더 맞았어요. 두 번 맞으니 진통 세기가 100을 넘기도 했어요.



그리고 얼마 있다 간호사가 들어와서 다리 잡고 힘주기를 몇 번 했어요. 생각보다 세게 힘주지 않았는데도 갑자기?! 아기 잘 나오고 있다고 너무 잘하고 있다고 자궁 다 열렸고 이제 머리가 걸린 느낌이 날 거라고 했어요.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고 안도했어요.

간호사가 나간 동안 진통이 느껴지면 힘을 줘도 된다고 해서 남편이 진통 수치 봐주면서 세 번 정도 힘을 줬어요.

남들은 수박 걸린 느낌이라는데 저는 사과 정도로밖에 안 느껴졌어요. 그리고 간호사가 와서 몇 번 더 힘주기를 하고 이제 분만 준비를 한다고 했어요.

부산스럽게 몇 차례 준비가 되는 듯싶더니 담당교수님과 간호사 분들이 들어오셨어요. 남편은 수술복을 입으러 나갔어요. 그런데 또 몇 번 힘주기를 하는데 저는 생각보다 힘을 많이 주지도 않았는데 또 너무 잘하고 있다고 폭풍 칭찬을 해주시면서^^; 아기가 잘 내려온다고 하시더라고요. 온 힘을 다해서 두어 번 더 힘을 줬더니 얼마 되지 않아 힘 빼라고 과일 배 크기? 정도가 나오는 느낌이 나면서ㅋㅋ 어깨까지 나왔다고 했어요. 그리고 바로 약간 물컹 울퉁불퉁한 나머지가 나오는 느낌이 들었어요. 그리고 아가 우는 소리가 들렸어요. 😂 뭔가 처음 들으니 낯설었어요. 저게 뱃속에 있던 우리 아가 목소린가? 이렇게요ㅎㅎ 10번도 힘주기 안 한 것 같아요. 이때가 오전 9시 10분! 5시간 정도 걸렸네요.

간호사 분들이 정말 순산했다고 그러셔서 그때는 이유를 몰랐는데 알고 보니 분만이 7분 정도 걸렸네요 ^^; 초산이라 1~2시간 걸린다고 했는데.. 엄청 빨리 끝났어요. 제가 골반이 넓다고 했어요.
남편이 밖에서 옷 갈아입고 이제 들어가서 분만 어떻게 도와줄지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었다는데 갑자기 들어오래서 가보니 아기가 이미 나와있었다고.. 탯줄 자르라고 해서 무척 당황했다고 하네요 ^^;;

마지막 초음파 볼 때 아기가 3.2kg 정도 될 거라고 했는데 낳아보니 2.9kg였어요.

그렇게 무사히 출산을 하고 후처리를 하면서 의료진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네요. 회음부도 별로 안 찢어졌다고 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. (병실 와서 점심 먹는데 앉는데도 아프지 않았어요. 그다음 날 되니 이제 아프기 시작하네요. 일주일 정도 아플 거라고..ㅎㅎ) 무통이 잘 들어서 아기 나올 때까지 크게 아프지도 않고 정말 수월하게 아기 낳은 것 같아요. 옆에서 함께 고생해준 남편도 너무 고마워요.


응급으로 한 코로나 검사 결과가 안 나와 아기도 품에 한 번 못 안고 우는 아기를 신생아실로 보내야 했어요. 거창하게 세웠던 초유 모유수유, 모자동실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 속상하지만 앞으로 좋은 일이 더 많겠지요. 이제 멋진 엄마로 한 번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! ❤️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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